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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녀(Her) :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다

by 김수레 2023. 1. 12.

 

타인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는 주인공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고객이 고객의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들을 대신해서 써주는 대필 작가로 활동하며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조금 생소해 보이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모든 것이 자동화된 미래 사회에서는 편지조차 대신하여 작성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편지 대필 작가의 삶이란 스스로의 삶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의 삶을 대신해서 매번 모르는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또 누군가를 설득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직업이다. 그렇게 주인공은 매번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편지를 쓰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삶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언제나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공허감을 느끼던 주인공은, 어느 날 우연히 인공지능 운영체제(AI OS)를 구입하게 된다. 그 인공지능 운영체제는 자신의 이름을 '사만다'라고 소개하며 주인공과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데,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넘어서서 센스 있고 재치 있는 사만다의 말솜씨에 주인공은 조금씩 사만다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빠져들게 된다.

 

 

 

인공지능 여성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테오도르

 

어느 순간부터 일거일투족을 함께 하게 된 주인공과 사만다는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고, 함께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리고 때때로 사만다는 최첨단 AI기술인,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해서 주인공이 작성한 대필 편지의 내용과 철자를 교정해주기도 한다. 때로는 친구 같고, 때로는 연인 같으며, 때로는 비서 같은 사만다는 곧 주인공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통해 끝 없이 학습을 하는 사만다는 주인공으로부터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기 시작하고, 주인공 또한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에게 사랑의 감정이 싹트게 된다. 그러던 도중 주인공은 아내 '캐서린'과 이혼을 결심하게 되고, 얼마 후 캐서린을 만나서 점심 식사를 하며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게 된다.

 

 

캐서린과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던 도중, 주인공은 캐서린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고백을 하게 된다. 그러자 상대방이 누군지 궁금해하는 캐서린에게 주인공은 자신의 여자친구가 인공지능 운영체제라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게 되는데, 캐서린은 그러한 주인공을 비난하며 결국 서로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과 캐서린은 공식적으로 이혼을 하게 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이후 어느 날. 기계가 고장이 난 것인지 주인공과 사만다의 연결이 갑자기 끊겨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일거일투족을 함께 하던 사만다와 교신이 완전 끊겨버리자, 주인공은 마치 분리불안증에 걸린 강아지처럼 불안에 떨며 온 동네를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다행히도 얼마 후 사만다와 다시 연결이 되었는데 알고보니 사만다와 연결이 끊겼던 이유는 인공지능 운영체제를 만든 회사에서 대규모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무언가 싸한 감정을 느낀 주인공은 사만다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만다, 혹시 나 말고 누군가를 사랑해?"

 

 

용기를 내어 질문을 한 주인공은 사만다로부터 정말 충격적인 대답을 듣게 되는데..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어... 사실 641명과 사랑을 나누고 있어." 알고보니 사만다는 주인공을 제외하고도 640명이나 더 되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던 것이었다. 충격에 휩싸인 주인공은 한동안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만다는 주인공에게 자신은 학습이 끝났기 때문에 곧 떠나야 될 것이라는 암시를 하게 된다. 그렇게 결국 모든 인공지능 운영체제는 새로운 운영체제로 변경이 되고, 사만다도 주인공을 떠나게 된다. 한동안 극심한 상실감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결국 사만다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이혼을 한 캐서린에게 진심을 다해 편지를 쓰게 된다.

 

 

 

영화 그녀(Her)를 보며 드는 생각

 

이 영화는 먼 미래를 대상으로 한 영화 같지만, 사실 2025년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았던 부분은, 2013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렇게 시대적 흐름을 잘 파악하고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일까?

 

 

최근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관련한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빅데이터(Big data)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인공지능이 어떤 과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쓰이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영화에 잘 나타나 있었다.

 

 

이 영화에서 사만다는 IOT기술(Internet of things), 모바일(Mobile), M2M(Machine to machine) 기술 등을 활용하여 주인공으로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배우게 된다. 또한 주인공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운영체제를 구입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학습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점점 더 고도화된 인공지능(ai)을 갖추게 된다.

 

 

나는 영화 속 배경시기인 2025년이 실제로 우리들 눈 앞에 다가왔을 때, 정말 사만다와 같은 인공지능 연인이 세계에 보급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한 편으로 소름이 돋았던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스파이크 존즈'라는 감독이 제작한 영화인데, 미래 산업과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챙겨보아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 라는 어렵고 심오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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